나른한 일요일입니다.
낮에 하릴없이 TV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는데,
여기저기서 먹방 연속입니다.
그러다가 한 채널에 눈이 꽂힙니다.
마파두부가 화면에 나오는데,,,
엄청이나 맛나게 나옵니다.
아마도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라는
백아무개 씨가 진행하는 방송이었던 것 같은데,,,
시간은 계속 흘러서 저녁때가 다 되어 갑니다.
그런데, 아까 낮에 보았던 마파 두부가
머릿속에서 지워지지를 않습니다.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그런데,,,
마파두부 하면,,,
중국집 마파두부덮밥밖에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당연히, 그것 밖에 먹어본 경험이 없으니 당연합니다.
놀러 나갔던 L이 마침 돌아옵니다.
그래서 물었죠, 마파두부 먹어볼래? 하고 말입니다.
선뜻 그러자네요.~~
그래서 배민을 뒤적였더니, 낯선 업체가 나옵니다.
시간대가 딱 저녁시간대 인지라,,,
배달이 밀릴까봐
별도의 검색없이 그냥 선택해 버립니다.
티엔미미라는 업체에서
마파통두부와 부추수정교자라는 메뉴를 선택하는데,,,
마파통두부 가격이?
24,500원???
뭐가 이리 비싼가?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뭔가 그 값어치를 하는 메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검증없이, 그리고 겁없이 그냥 주문합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한 껏 새로운 메뉴에 대한
근거 없는 기대감에 잔뜩 부풀어서 말이죠.
뭔가 묵직하거나 거창한 비닐봉지를 기대했는데,,,
막상 받아서 열어보니,,,
음,,,
보기에는 좀 초라다하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냥 일반 일회용 용기에다 누룽지라고 쓴,,,
그리고, 오른쪽 종이상자는 물론 부추수정교자일테고,,,
반찬 3종과 일회용 스푼과 젓가락이 다 입니다.
내가 너무 기대가 컸었나 봅니다. ^^
그릇을 만져 보니,,,
그냥 미지근하군요.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려라도 먹을까? 싶었지만,
맛을 헤칠까봐 두려워 그냥 먹기로 합니다.
마파통두부 용기를 열었습니다.
엥???
뭔지는 잘 몰라도,,, 막상 뭔가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게 24,000원이라구???
보기엔 그냥 마트에 파는 순두부 한 봉지에다가,
뭔 탕인지 소스인지,,,
그런데,,,
마라향이 확 풍겨져 나옵니다.
헉~~
마파라는 단어를 찾아 보니,
마파(痲婆)란 노파(婆)가 파는 매운(痲) 맛 이라는데,
그냥 중국집 마파두부덮밥의 업그레이드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그게 전혀 아니었습니다. ㅠㅠ
바로, 내가 먹지 못하는 마라(麻辣)입니다.
이럴 거면, 마파통두부가 아닌 마라통두부였어야 합니다.
마라가 들어간 줄 알았더라면
주문하지 않을 메뉴였습니다.
이 마라 소스에 찍어먹으라는 듯한 누룽지 두 조각과
2종 반찬 그리고 교자용 간장입니다.
헛웃음만 나오네요.
내용물을 들여다 보니, 도저히 24,000원이
그려지지가 않습니다.
마라에 대해서는 일자무식인 상태에서,
어떤 연유로 저런 가격이 책정되었는지는 몰라도
주문을 잘못한 자책감이 쓰나미가 되어 밀려옵니다.
평소에는 검색도 잘 하더만,
이 날은 왜 또 검색없이
그냥 다짜고짜 주문부터 해서는,,, ㅉㅉ
8,500원짜리 부추수정교자입니다.
맛은 어떨지 모르겠으나,
이 메뉴 역시 저렇게 1회용 종이 상자에 덩그러니
받아서 먹을 그런 메뉴는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볼품이 너무 없네요.
메뉴가 저리 취급되니, 서럽다고 울겠습니다.
이 두 가지 메뉴는 배달 메뉴로 팔 메뉴가 아니지 않나요?
그래도 비싼 돈 주고 주문한 메뉴이니
한 젓갈이라도 맛이라도 보려고
나무젓가락을 떼는데,,,
헐~~
이 날은 젓가락조차 도와주지 않습니다.
살다 살다 이렇게 갈라지는 젓가락은 또 처음 봅니다.
에이~ 재수가 옴 붙었네...
부추수정교자 맛은 또 어떨까요?
음,,,
이 메뉴는 맛이 꽤나 좋습니다.
매장에서, 예쁜 그릇에 담겨서
대접받으면서 나왔으면,
그 값어치가 훨씬 더 올라갔을 것을,,,
이렇게나 푸대접스러운 종이 상자에
아무렇게나 배달되어 오니,,,
부추수정교자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돈이 아까워서,,,
이리저리 살금살금 먹어보려 하지만,,,
쉽지가 않습니다.
입안도 너무 아려오고,
마라 소스 안에 뭐가 들어있나
한참이나 뒤적여 보았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뭐 주어 먹을만한 재료가 눈에 띄지 않습니다.
내가 보기에는 죽순인듯한 재료만 잔뜩,,,
버섯, 코코넛 줄기, 죽순, 마트표 순두부.
뭐, 이런 것들로 여겨지는 재료들이 눈에 뜨입니다.
에이~~
자꾸 더 속만 상해옵니다.
마라라면 자다가도 입맛을 다시던
L마저 상을 물리기를 원합니다.
요 초록색 반찬이 뭔 재료인지는 몰라도
아삭아삭한 것이 꽤나 맛이 좋습니다.
양배추 절임도 맛있구요.
참 비싸기도 비싼 메뉴 하나를 먹었다 싶습니다.
맛있게 잘 먹었으면 비싸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이리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물릴 수밖에 없으니,
더더욱 비싼 메뉴가 돼버립니다.
결국 이래 저래 뒤적이기만 하다가,
순두부 모양만 다 깨쳐버리고는 먹기를 포기합니다.
메뉴명이나 설명에 마라라는 한 단어만 써 놓았어도,
이리 부정적이고 속상한 느낌은
들지 않을 수 있었을 텐데,,,
내가 마라를 먹지 못하는 게 첫 번째 잘못이요,
마라 귀신인 L이 이 메뉴에 조차
점수를 주지 못했던 것이 그 두 번째 잘못입니다.
그냥 여전히 배만 고프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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