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가물거리기는 하는데,,, 예전에 아마도 이 집에서 동태찜을 사다 먹었던 적이 있었던 것 같긴 한데,,, 정확치는 않습니다. 그 당시,,, 제법 맛났었다~ 라는 희미한 기억이 있었던 것 만은 분명합니다. 그 때도 제법 결코 저렴하지만은 않았다라고 생각이 나는데,,, 이번에는 동태찜 말고 다른 메뉴를 사 와 봅니다.
월순홍가네철판동태찜 소(小)자 35,000원 짜리 중간 매운맛입니다. 보다시피, 포장은 아주 고풍스러운 시장표 비닐 봉지에 그냥 싸서 줍니다. 정겹네요~~
비닐 봉지를 열면 월순홍가네철판아구찜 그리고 아구 살 찍어 먹는 고추냉이소스 작은 그릇하고 딱 두 가지 입니다. 35,000원이라는 가격이 그리 저렴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중(中)자는 45,000원이고 대(大)자는 50,000원입니다. 가격이 제법이죠?
짜잔~~ 뚜껑을 열면, 익숙한 아구찜 냄새가 확~ 풍겨옵니다. 시장기가 있을 때는 두 말 필요 없이 바로 밥 부터 퍼 오게 될 그런 비주얼입니다. 음,,, 보기에 일단 엄청 맛있을 듯 합니다. 그런데,,, 양념 맛을 조금 보았는데,,, 허허~~ 좀 많이 맵네요.^^
집에서 내가 매운 건 좀 먹을 줄 아는 축에 속하기는 하는데,,, 그래도 좀 이상시리 맵다고 느껴집니다. 그래서,,, 냉장실에 넣어 두었던, 아주 시원한 홍새우콩나물국이랑 밀러 맥주를 한 캔 꺼내 옵니다. 아무래도, 단단히 준비하고 먹어야 할 듯 합니다. 내가 맵다고 느껴질 때에는, 다른 가족은 아마도,,,ㅋㅋ
고추냉이소스도 뚜껑을 열어서 찍어 먹을 준비를 합니다. 거의 다 먹을 때 즈음에 안 사실인데,,, ㅋㅋ,,, 완전 깜빡하고는 이 고추냉이소스를 전혀 찍어 먹지 않았다는 사실,,, ㅎㅎㅎ 이 소스는 두고 먹을 수도 없어서, 결국 나중엔 버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맛 있네요. 역시나~~ 그런데,,, 정말 이상하게시리,,, 많이 맵다고 느껴집니다. 분명, 중간 매운 맛 정도면,,,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난 그리 맵다고 느낄 리가 없는데 말입니다. HOXY,,, 주인장이 중간 매운맛이 아닌, 착각해서 많이 매운맛으로 만든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맵습니다. 무슨 재료 때문에 이리도 매운지 잘 모르겠습니다. 청양 매운 맛도 아닌 듯 하고,,, 고추 매운 맛도 아니고,,, 그럼,,, 뭐가 이리 매운 거지? 참~ 요상합니다.~
그래도 약간의 양념, 부재료, 국물 그리고 아구 살 한 두 점 빼고는 거의 다 먹었습니다. 그런데,,, 진짜 정말 너무 맵습니다. 시원한 홍새우콩나물국이랑 맥주랑 같이 먹어서 그리 덥지도 않은데,,, 머리 속에서 땀이 나와서 뒷 목 줄기를 타고 흐릅니다. 어랍쇼~~
하는 수 없이,,, 카페다 밀크티를 사와서 연거푸 빨아 먹습니다. 그랬더니, 좀 나아지기는 하는 것 같긴 한데,,, 맛은 참 좋았는데,,, 이거 너무 너무 맵다 매워~~~
결국, 그 날 밤에 사단이 나고야 맙니다. 먹을 때는 헉헉 매워하면서 맛나게 먹긴 했는데,,, 상을 다 물리고 나서 TV 좀 보면서 쉬고 있는데,,, 느낌이 오기 시작합니다. 명치 끝에서 부터 살짝 압박스러운 통증이 오기 시작합니다. 허허~~ 아무리 매워도 이런 적 까지는 없었는데,,, 이거 참 난감합니다. 이래 저래 해 보아도 도무지 방법이 없네요. 이젠 속이 쓰리기까지 합니다. 아~~ 속이 쓰리다는 거가 이런 느낌이구나.
처음 당해보는 속쓰림이라 그런지, 엄청 짜증도 나고 불편해 죽겠습니다. 그래도 어쩝니까? 시간이 됐으니,,, 잠자리에 들 시간이지요. 하는 수 없이, 집에 있는 진통제를 두 배로 섭취하고는 애써 잠을 청하다, 청하다, 언제 잠이 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다음 날 저녁, 냉장고를 여니 전날 냉장실에 넣어 두었던 남은 아구찜 잔챙이들이 눈에 뜨입니다. 음,,, 이걸 어째??? 버릴 것이었으면 당연히 당일 날 버렸을 것인데, 이렇게 냉장실에 고이 남겨 두었다는 건,,, 다시 먹겠다는???
당시, 볶음밥으로 마무리를 해야겠다라는 굳은 생각에 남겨두었던 것입니다. 그런다면,,, 생각한 대로 그리 하는 것이 도리 아니겠습니까? ㅎㅎㅎ,,, 정신을 못 차렸구만요.^^ 또 당할라고~~
프라이팬에 남은 재료를 살짝 난도질 하고,,, 국물을 좀 따라 버릴까~ 하다가,,, ㅋㅋ,,, 맛있던 기억이 다시 나서, 아까워서 버리지 못하고 그냥 몽땅 다 붓고 열기로 수분만 날려 보내기로 합니다.
어느 정도 졸았으니,,, 이제 밥을 넣고 맛나게 볶아 보자~~
이왕이면 더 더 맛있게,,, 계란물도 붓고, 들기름은 안 좋아하니까 대신 참기름도 좀 넣고, 전장 김을 꺼내서 약간 정성스럽게 가위로 잘라서 넣어 주고,,, 열나게 볶아 댑니다. 가게 집의 볶음밥용 프라이팬이 아니라 마구 볶기까지는 못하고,,, 어느 정도 볶아 주고는 그릇에 덜어 냅니다. 아구~~ 냄새도 좋고,,, 맛있겠다~~ 전 날, 그 아팠던 기억이 하루도 채 가지 못하고 사라졌나 봅니다.^^ 바보~~
마지막 남은, 시원한 홍새우콩나무물국을 꺼내어, 월순홍가네철판아구찜 볶음밥을 또 먹습니다. 아~~ 또, 맛이 좋구나~~
다행히도, 이날 볶음밥은 그닥 맵지 않았고, 전 날 같은 그런 악몽 같은 일은 다시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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