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에 우연찮게 만들어 먹었던 시금치프리타타가 정말 우연찮게도 성공적이었다는 타인의 평가로, 살짝 우쭐해진 상태로 지내오게 됩니다. 그것도 성공이랍시고 그에 힘 입어, 이번에는 겁도 없이 메뉴에도 없고, 아무도 만들지 않은 요상한 프리타타를 상상하게 됩니다.
알배추프리타타 완성품
이름하여, 알배추프리타타. 어짜피 프리타타는 서양식 계란찜일 뿐이라고 쉽게 생각하고 달겨들기는 하는데,,, 알배추프리타타라는 메뉴는 지금까지 듣도 보도 못한 메뉴일 뿐만 아니라, 원래 생각하고 공부해서 짜 낸 메뉴가 아니고, 냉장고 한 켠에 남아 있는 먹다 남은 알배추를 어찌 하면 응용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다가 생각해 낸 황당한 메뉴이긴 합니다.~~
하기야, 메뉴라는게 태초부터 원래 있어 왔던 메뉴가 있기나 한가요? 누군가가 먼저 만들어 내면 되는거지요라는 생각으로, 호기차게 시행에 옮기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그런데, 알배추는 어디에 있는 거야?
알배추프리타타 재료
우선, 지난 번 시금치프리타타를 머리 속에 그려보면서, 알배추프리타타에 들어가면 좋을 부재료를 생각해 봅니다. 냉파의 개념이 기본이 되어야 하니, 있어야 하겠다는 부재료를 생각하기 보다는, 현재 냉장고에 무슨 부재료가 있는가를 생각합니다.
음,,, 제법 준비가 될 수 있는 재료들이 많음에, 속으로는 쾌재를 부르며 준비를 합니다.
알배추프리타타 재료 디테일
무엇을 만들던지 간에, 거의 항상 빠지지 않는 기본적인 다진 마늘, 청양 고추 그리고 알배추를 필두로, 양파, 버섯, 토마토 또 그리고 엄청나게 많이 있어서 빠른 시간 내에 대량 소모를 해야 할 대파까지를 생각해 냅니다.
알배추프리타타는 물론, 앞으로도 대파는 웬만하면 기본으로 사용하려고 합니다. 음식이 좀 달달해지기는 하겠는데,,, 아니면 대파를 식용유에 볶아서 사용할 수 있는 메뉴를 준비하던가 말입니다. 그만큼 대파가 너무 많이 있습니다. 왜냐면, 있는지 모르고 살짝 대량으로 구매했기 때문입니다. ㅋㅋ
해물공식 손질 새우 정보
아참~ 그리고, 알배추프리타타를 위하여 별도로 추가 구매한 부재료가 있습니다. 머리 속으로 생각해 보면,,, "알배추"가 주재료가 된다는 부분에 있어서 솔직히,,, 약간 멍하기는 합니다. 무슨 맛이지? 알배추가?
그래서 준비 한 것이 새우입니다. 정확한 명칭은, 해물공식 친환경 손질새우 200g 냉동 흰다리 새우살이네요. 흔히들 잘 아는, 참치 판매하는 회사인 동원산업에서 수입한 제품이네요. 마타래라는 판매원에서는 200g에 대략 5천원 정도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마켓컬리에서는 8,200원 정도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마케팅과 영업을 잘 해서 그렇지, 마켓컬리의 샛별배송이 따져 보면 은근히 많이 비싼 셈 입니다. 사실, 이 날 제일 눈길이 가는 건, 알배추가 아니라 이 새우가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계란+우유
일단, 계란 2개를 넣고, 계란 양의 절반 정도 만큼 우유를 부어 잘 섞어 줍니다. 지난 번에는 잘 녹지도 않는 치즈를 조각 내어 같이 넣어 주었지만, 그건 별 의미 없고 효과적이지 못한 짓이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따로 넣을 겁니다. ㅎㅎ
조각낸 치즈
남들처럼, 요사스럽고 잔망스러운 가루 치즈가 있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고, 또 앞으로도 없을 예정이니, 이번에도 막되 먹은 치즈 한 장을 꺼내되, 이렇게 칼 등으로 자국을 내어 놓고, 조리 후반 전에 사용하려고 합니다. ㅋㅋ
손질 흰다리 새우
자 새우 등장입니다. 중새우가 13마리 꽁꽁 얼어붙어 있는 걸, 몇 시간 전에 냉수에 봉지 채 넣어서 자연 해동한다고 했는데도, 워낙 꽁꽁였던 터라 한 90% 정도만 해동이 되었습니다. 봉지에서 덜어 내는데, 아직도 차가워서 손가락 끝이 시렵습니다.
봉지에서 꺼내 놓고 보니, 관상적으로는 새우 꼬리가 있는 것이 보기는 멋져 보이지만, 먹을 때는?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드네요. 이걸 떼어 낼까 ? ? ? 에라~ 떼 버리자~~ 하면서 꼬리를 꽉 쥐어서, 미끄르~ 새우 몸통을 꼬리에서 분리해 냅니다.
그리고 나니까, 또 다른 한 생각이 이어집니다. 이거 먹기가 편해 ? ? ? 에라~ 먹기 좋게 동강을 내자~~ 하면서,,,ㅋㅋ 이번에는 손톱 만하게 마리 당 2~3 번 씩 잘라 버립니다. 음,,, 보기엔 좀 민망해도 이렇게 하면 먹기는 편하겠구만~~
알배추프리타타 채소
자~ 이제 재료는 거의 다 준비 되었으니, 조리를 하기 시작합니다. 먼저, 찜 냄비에 한 수저 정도의 올리브유를 두르고 냄비가 가열되기 시작한다 싶을 때, 다진 마늘과 청양 고추를 넣고 빠른 시간 안에 볶아 주다가, 바로 나머지 야채들을 한꺼번에 투하해서 잘 섞이도록 잘 볶아줍니다.
알배추프리타타 채소+치즈+새우
그리고는 바로, 계란물을 한 반 정도 냄비 가장자리를 둘러가며 넣어 주고는, 이내 잘게 네모 친 치즈와 새우 살을 좍~ 예쁘게 올려 줍니다. 이 순간부터는 불을 좀 줄여 줘야 합니다. 그래야 계란찜이 서서히 야채들과 어우러져 익어 올라 올테니까요. ^^
알배추프리타타 채소+치즈+새우+토마토
마지막으로, 썰어 논 토마토를 예쁘게 올려주는데, 이 부분부터는 님들 맘대로 토핑을 해도 될 듯 합니다. 집에 있는 웬만한 재료는 다 올라가도 될 듯 싶으니까요. 하지만, 이번에는 지난 번처럼 식빵 조각은 사용하지 않기로 합니다. 별 이유는 없습니다. 그저 그래 보는 것입니다. ~
알배추프리타타 채소+치즈+새우+토마토+계란물
이제, 남은 계란물을 다 부어주면 되는데,,,
학~
악~
새까맣게 까 먹은 게 있습니다. 힝~~
계란물에 소금 간을 깜빡~ ㅠㅠ
어쩌지 ? ? ?
여기다가 소금을 뿌리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안 넣으면 전혀 간 끼가 없는데,,,
하는 수 없이 저 위에다가라도 소금을 슬쩍 뿌렸습니다. 바보~~
알배추프리타타
은근한 약불로 좀 오랜 시간을 뜸 들이듯이 익혔더니, 이 정도 비주얼이 나옵니다. 보기는 그럴싸한데~~ ㅋㅋ 군데 군데, 치즈 조각들도 좀 보이고, 새우 살 들도 삐죽이 잘 보이고,,, 그런데 토마토 크기가 영~ 모양이 아니네요. 방울 토마토가 없어서 그냥 토마토를 썰어서 올렸는데,,, 그래도 너무 크다~~
실패한 알배추프리타타
다행히, 간은 걱정했던 수준은 아닙니다. 뒤 늦게 넣은 소금이 그나마 적당히 섞여 주어서, 간은 그럭저럭 맞기는 합니다만,,, 어디 보자~~ 맛이? 이게 무슨 맛인가?
그나마, 새우 자체의 맛과 간이 받쳐주기는 하는데,,, 뭔가 맛이 구심점이 없습니다. 이건 계란찜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다른 재료의 맛이 많고, 아니라고 하기에는 뭔 맛인지 참 애매하고,,,
맛이 없는 건 아닌데, 맛이 있는 것도 아닌, 도대체 뭘 만들려고 한 것인지부터 흔들립니다.
재료는 이것 저것 많이 사용했지만, 전체적인 메뉴 맛이 갈팡 질팡, 방향을 전혀 잡을 수가 없습니다. 완전한 실패는 아니더라도, 성공도 아닌,,, 완전 삼천포 맛입니다.
메뉴를 이끌고 갈 지도자가 없이 그저 졸들만 우왕좌왕 자기 소리들을 제각기 내는 바람에, 덩치는 크고 떡대는 벌어졌어도, 결국 다윗을 이기지 못하는 골리앗 신세가 되었습니다.
겁없이 건방지게 세상에 없는 메뉴를 만들려다가, 호되게 한가지 교훈을 얻었습니다.
메뉴가 없다는 건, 만들 줄 몰라서가 아니라, 만들면 안되기 때문이다. ㅋㅋ
메뉴를 생각할 때, 무식하게 먼저 달려들 것이 아니라, 먼저 머리 속으로 재료들의 조합을 가지고 맛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돌려 봐야 할 것입니다.
시금치프리타타의 경우에는, 시금치의 독자적인 향과 맛이 그 메뉴의 구심점이었고, 나머지 계란찜이 시금치를 보조해주는 역할을 했었지만, 알배추프리타타라는 엉터리 메뉴에는 알배추가 결코 구심점이 될 수 없었고, 게다가 알배추에게 보조자 역할을 해 주는 재료들도 없었다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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