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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소나기 후유증

by Good Morning ^^ 2005.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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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 전 첫회 방영 시점부터 매주 수/목요일이면 어김없이 나를 집으로 불러들이곤 했던 MBC 수/목드라마 "가을 소나기"가 오늘 11/10 16회 방송을 끝으로 아쉬운(?) 막을 내렸다.

 

드라마가 진행되는 도중 줄곧 최저 시청률을 수립한 최악의 드라마로서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던 이 드라마는 나로 하여금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죽마고우 정도의 두 여자 사이에 어느날 갑가지 나타난 한 남자.

 

눈매가 서글프고 우유부단하며 결단력이 부족하고 남자 특유의 강인함도 찾아보기 힘들 뿐 아니라 두 여자 사이에서 갈팡질팡하지만 잘 생기고 키 큰 이 남자를 사랑했던 두 여자.

이 남자는 시종일관 두 여자에게 모든 것에 대해 미안해했고 고마워했고 마지막 헤어지는 순간까지도 그러했다.

 

마침내 한 여자는 그를 떠났고 또 다른 한 여자는 떠나보내야 했던 그 남자의 운명.

정말 기구하단 말 밖에 딱 떠오르는 단어가 없다. 결국 그 남자는 누구를 사랑한 것일까?

 

마지막 회에 답이 제시되었다.

 

"두 여자를 모두 사랑했다."

 

각기 다른 느낌과 이유로 두 여자를 모두 사랑했던 것이다.

그래서 두 여자를 모두 선택했으나, 사회는 그런 그를 용납하지 않았고 결국 그는 두 여자를 모두 떠나보낸 꼴이 되었던 것이다.

 

세월이 흘러 세 사람의 모습은 마치 드라마 시작 전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각기 살아가고 있었던 그 자리들로 돌아가 있다. 마치 원래부터 그랬다는 듯이.

사랑에 대한 결과는 없고 과정만 있다.

 

난 적어도 세 사람 중 두 사람은 정말 뼈가 사무치게 사랑했고, 그래서 온갖 비난을 등 뒤로한 채 사회의 통념을 넘어선 사랑의 승리를 이룩할 줄 알았다. 그것이 두 여자 사이의 우정에서 비롯된 것이었든, 아니면 두 남녀의 미칠것 같이 보고싶고 죽을것 같았던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었든.

 

하지만, 그들 중 아무도 사랑을 이룩하지 못했고, 결과의 부재에 대하여 별로 안타까워하지 않는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나만 그저 안타까워했을 뿐인가 ?

 

난 이 드라마에서 사랑의 완성을 보기 원했던 것 같다. 지극히 아름답고 부러울 정도의 지고지순한 사랑의 결과를.

 

그러나,

 

제목대로,

 

한낱 아무생각없이 흩뿌려진 "가을 소나기"였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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