떵연네가 일식을 기피합니다.
육고기들하고는 디게 친한데,
바다 친구들하고는 별로 친하지 않은 이유로,
그나마 주로 구운 생선류를
좀 먹긴 하지만 그리 즐기지는 않고,
회라던가 탕이라던가 하는 것들은
거의 먹지를 않습니다.
이리 맛있는 걸 왜 안 먹지?
여튼, 같이 동반해서 가려해도
좋아하지 않는 메뉴로
괜한 고문을 하는 기분이 들어서,,, ㅋㅋ
그래서, 이날은 우리 두 식구만 도란도란 먹기로 합니다.
24년 전통 연희동 정통 일식 강수사(姜壽司)
마침 토요일이라서 일도 일찍 마쳤겠다,
퇴근길에 그냥 막바로 이 곳으로 향했습니다.
이 곳을 언제부터 다녔냐 하면,,, 음,,, 그러니까,,,
아마도 한 15년 전 즈음이 아녔을까~ 생각이 되네요.
그 당시만 하더라도,
주변에 이만한 정통 일식집이 거의 없었던 터라,
일식하면 의례 이 곳을 찾곤 했었는데,
오랜만에 와 보니,,, 햐~~
옛날 모습 거의 그대로입니다.
꽤 오래도록 이 곳을 치키고 있는 집입니다.
바로 얼마 안 떨어진 곳에, 동신참치라는,,,
그곳도 꽤 오래도록 장수를 누렸었는데,,,
들어보니, 몇년 전에 폐업을 했다고 하네요?
엥~
그리 오랜 세월 동안 잘 지내오길래
멀쩡하다고 생각했는데,,,
얘기를 들어 보니,,,
사장님이 그만 지병으로,,,
2017년 4월 정도 즈음이라고 하네요.
슬프다,,,
정말 잘 해 주신 분이었는데,,,
입구에 들어서니,,,
어라?
예전에도 얘네들이 이렇게 있었었나?
잘 기억이 나질 않지만,,,
엄청 커다랗고 못생긴 애들도
아주 유유히 잘 놀고 있네요.
수조가 아주 고색창연하게 생겼습니다.~
분위기가 아주 오래된 일식집 느낌이 퐉퐉 납니다.~
수저를 싸고 있는 저 종이도 그렇고,
아주 고전적이고 아날로그적인 냄새가 엄청 풍겨옵니다.
이런 고즈녁한 일식집도 참 오랜만에 와 보게 되는군요.
최근에는 거의 프랜차이즈나 아니면 퓨전을 표방하는
일식집을 주로 다녔었는데,,,
아마도 최소한 3~4년, 아니면 길게 보면 5~6년 정도
강수사를 찾지 않았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냥 좀 신기하고 궁금해서
녀석들 노는 것들을 찍어봅니다.
아주 유유자적이네요.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함을 모르기에
저리도 여유가 있고 너그럽겠죠.
알면 독이 되나니,,,ㅋㅋ
일단, 고전적인 호박죽부터 먹기 시작합니다.
음,,,
맛도 역시나 고전적이고 전통적입니다.
잘 기억은 나질 않지만,
아마도 수년 전 방문했을 때에도,
이 맛이었으리라 짐작이 가네요.~
문 닫힌 작을 룸에 앉아 조용히 먹어 보자니,
옛날 생각도 나는 듯하고,,,
이런 그릇들도 무쟈게 정겹습니다.
천편일률적인 듯하면서도
왠지 정감을 느낄 수 있는,,,
이래서 사람들은
과거를 회상하며 추억에 젖나 봅니다.
뭡니까 이건?
버섯, 브로콜리, 어묵 그리고 토마토 정도입니다.
달콤 새콤한 소스를 살짝 뿌려서 내 왔습니다.
전채이니,
일단 시원하게 입을 운동시켜 주었습니다.
맛나네~~
배가 고픈게로구만~ ㅋㅋ
오늘, 그냥 만만하게 2~3만 원대
런치 정식 정도 먹으려다가,
L이 독자적으로 결정을 내리네요.~
가격을 배로 튀겨서,
65,000원짜리 강수사 스페셜 두 개를 주문합니다.
회, 초밥, 초회, 구이, 튀김
그리고 식사가 나오는 메뉴네요.
순서에 따라, 회가 나왔습니다.
늘 보아 왔던 회들이긴 한데,
참치 비중이 좀 많아진 듯 느껴집니다.
동신참치 폐업 영향이 있는 걸까?
고추, 오이, 무 그리고 마늘대입니다.
이것 역시 아주 고전적이죠~
오랜만에 고전적인 부재료들을 마주하니
기분이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왠지, 덩달아서 한가해지고 여유로와지는 느낌입니다.
회들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좀 찍기라도 해 볼까요?
광어, 전복, 연어, 방어, 민어, 뱃살
그리고 참치 정도 아닐까 싶네요.
회를 상당히 두툼하게 썰어내는 것도 참 오랜만입니다.
그래서, 보기보다는
씹히는 양 자체가 참 많습니다.
아~ 마치 일식계의 고향의 맛이라고나 할까요?
하나하나 차례대로 맛을 음미하며
천천히 곰 씹어 봅니다.
어찌 보면, 최근에 즐겨 다니던,
프랜차이즈 혹은 퓨전 일식집의 회 맛 하고는
좀 차이가 있는 듯합니다.
강수사의 회 맛은,
그냥 가공하지 않은 날 것이지만
튀지 않는 순수하고 진중한 맛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만큼, 회들이 무게감이 좀 느껴집니다.
고전적인 횟집에 빠지지 않는
저 조미 식탁 김~ ㅋㅋ
그리고 소금 넣은 참기름~
하하하~~
역시나 느낌이 아주~
참치 알인가?
멍게, 낙지 그리고 뭐라더라?
듣고도 이내 잊어버렸습니다. ㅋㅋ
이것이 그러니까,,, 음,,, 초회인 셈인가?
청경채, 참치에
고소한 땅콩이 들어 있는 소스를,,,
나름 맛나네요~
초밥입니다.
아까 먹던 그 회들이네요.
연어, 광어, 참치, 민어 그리고 방어.
여기까지 먹노라니,,,
슬슬 배가 불러오기 시작합니다.
그렇지만, 상대가 육고기가 아닌 회이다 보니,
배가 불러오는 것과 별도로
계속 먹을 수는 있습니다. ㅋㅋ
예전에 나름 가끔 왔던 전적 때문인지,
아니면 원래 나오는 차례인지는 모르겠으나,
다시 한번 회가 더 나옵니다.
물론, 같은 종류의 회입니다.
또 와구와구 먹어줍니다.
이젠 진짜 배가 불러서,,,
허리를 다시 고쳐 잡고 먹습니다.
더 먹을 것이 나오려나?
했는데,,,
이번에는 새우튀김?
작은 새우에 옷을 입혀서 나왔는데,,,
이것도 맛이 참 좋네요.~
클랐다~ 정말 배 부른데,,,
그래도 다 먹습니다.
우리도 참 대다나다~~
이번에는, 전복 조각이랑 삼치인가?
맛만 볼 정도로 작게 나오긴 해서,,,
이것도 또 먹고,
먹고 또 먹고 또 먹고,,,
이제서야,
늘 마지막에 나오는 튀김이 나옵니다.
이젠 정말 마지막일 듯싶습니다.
고구마튀김과 새우튀김입니다.
크지 않으니, 냉큼 먹어줍니다.
정말 마지막인,
탕 한 그릇이 나오는데,,,
국물을 한 수저 떠먹으니,,,
캬~~
지금까지 먹었던 음식들이
정리가 되는 느낌입니다.
난 정말 저런 탕 종류를
너무나 좋아라 하는 편입니다.^^
탕과 같이 먹을 식사로 나온
알밥입니다.
두 가지 중 선택할 수 있는데,
나는 항상 알밥을 좋아합니다.^^
이건 딱 저만큼 나온 김치~
L은 물론,
김마끼를 선택합니다.
딱~ 한 입 거리라서
한 입에 먹어 버리네요.~
후식으로, 수박 한 조각씩과
아메리카노 커피가 나옵니다.
이제 정말 먹을 것은 다 먹은 셈입니다.
저 많은 음식을,
배 부르다 배 부르다 하면서
결국 남김없이 다 먹어 치웠습니다.
덕분에,
L은 그날 저녁 결국 소화제를 먹고 나서
잠을 들 수 있었습니다. 하하~~
항상 챙기는 명함입니다.
[[[ 연희동 강수사메뉴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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