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L이 누구한테 뭐 좀 전해줘야 한다며,
남의 아파트에 들렀다 가자고 하는 바람에,
그럴 바에 차라리 그 아파트 상가에서 간단히
저녁을 사 먹고 들어가자고 합의를 봅니다.
요즘 미친 듯이 냉파를 하고 있는 중이라서
거의 먹잘 것이 변변치 못한 것도 사실이고 해서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남의 아파트 상가에 들러
저녁으로 먹고 올 메뉴를 정했습니다.
내가 정한 건 아니고,,, '옛날순대'라고 해서,
순대 관련 메뉴도 팔고 내가 먹는 뼈해장국도 팔고
L이 여기서 순대 관련 메뉴 주문을 실패한 것이
벌써 여러 번이나 되었던지라 이번에는 기필코,,,
두 가지 김치는 항상 기본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메뉴를 기다리는 동안 잠시나마 무료함도 달랠 겸
L이 배추김치와 무김치를 먹기 좋게 썰고 있네요.
이번에는 순대 메뉴 주문에 성공했습니다.~^^
저녁 시간대에 퇴근하면서 들러 주문을 할라치면
번번이 순대 관련 메뉴는 재료 소진으로 인하여,
일각에 저지당하기가 일쑤라서 꼭 한 번은
먹어보겠다는 신념 덕분에 이날은 1시간 일찍~~
매콤하게 먹으려면 저 청양 고추를 넣어주고,
얼큰하게 먹으려면 저 고추 다진 양념을 넣어주고,
순대 관련 건더기들은 저 새우젓을 곁들여서,,, ㅋㅋ
L이 주문한 11,000원짜리 순대국밥 특과
내가 주문한 11,000원짜리 뼈해장국입니다.
내게 순대 관련 메뉴들은 몽땅 다 혐오식품이므로
난, 순대의 'ㅅ'자도 접근하지 않고 있습니다.
탁자에 놓여있는 여러 가지 집기들입니다.
저런 걸 멍하니 쳐다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후추, 소금, 들깻가루, 수저통, 냅킨, 호출벨, 물 잔,
물, 가위, 집게, 물통,,, 제법 여러 가지입니다.
L이 주문한 순대국밥을 멀뚱히 쳐다봅니다.
아무리 보아도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인 제로네요.
먹어 본 경험이 있어야 그런 생각이 들 터인데,
단 한 번도 순대 관련 메뉴를 먹어본 적이 없으니,,,
내가 먹는 뼈해장국에는 들깨 가루를 듬뿍~~
그냥 향을 내어 주라는 의미고 국물 아래로
지그시 눌러서 가라앉혀주고 있습니다.
뼈해장국에는 들깨가루를 넣는 것이 좋습니다.
부추를 팔팔 끓는 뼈해장국 국물에 푹 담갔다가
국물과 한 스푼 먹어보는데,,, 아하~ 이런 이런~~
형용하기는 어렵지만 정말 맛있는 뼈해장국맛~
이곳은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데,,, 맛이 일정합니다.
저렇게 기다란 시래기가 수도 없이 나오는데,
정겹기가 그지없습니다.
어떻게 항상 저렇게 일정한 맛을 내주는지,,,
이 집 뼈해장국은 언제 누구에게나 추천 가능~
한참 잘 먹고 있는 L에게 맛있냐고 물어보았습니다.
맛있다고 합니다. ㅎㅎ
그럼 뼈해장국보다 더 맛있냐고 재차 묻습니다.
그건 아니라네요. ㅎㅎㅎ
하지만, 참 맛있는 순대국밥인 건 맞다고 합니다.
뼈해장국에는 엄청나게 커다랗게 잘려진 큰 뼈가
2 덩어리 들어있는데, 그 뼈에 붙어있는 살들이
흐드러지듯이 풀려나오곤 하는데,,, 정신없네~~
먹어도 먹어도 맛있고 끝이 없고 그렇습니다.^^
결국, 뚝배기 바닥에 국물만 한 1cm 정도 남기고
저 많은 고기와 국물 등을 몽땅 다 먹었습니다.
물론, 작은 공깃밥이나마 것도 다 먹었고요.ㅋㅋ
정말, 오랜만에 끼니로 먹은 맛난 저녁이었네요.~
< 옛날순대 메뉴판 >
가격은 작년에 비해 다 천 원씩 인상이 되었습니다.
그 정도 인상이야 아무것도 아닙니다.
어디 가서 저 정도의 뼈해장국을 만천 원에 먹을 수,,,
이 집은 테이블에 항상 손님들이 꽉 차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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