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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식 , 제품에 관한 Archive~
▶ ETC

2~3시간의 자유

by Good Morning ^^ 2007.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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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와 주린 배를 허겁지겁 채우는데, 머 이렇게 먹어치워야 할 것들이 많은가 ㅡㅡ;

내가 그러지 아니하면 그 음식들은 필경 대부분 냉장고에서 부분 부패를 기다렸다가 급기야 분리수거통으로 직행할 것이 뻔하기 때문에, 소심한 나로서는 차라리 내 입구멍을 그 수거통으로 삼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이래서 항상 저녁 식때 숟가락을 놓을 때 쯤이면 배가 빵빵하게 부풀어 오르곤 한다. 반은 내가 원해서 부푼 것이고 나머지 반은 상황이 원해서 부푼것이다라고 자위해왔지만, 지금껏 어느 누구도 내게 그러해야 한다고 강요 따윈 한 적이 없다는 게 사실이다.

 

그럼 머야?

다 내가 좋아서 한 일 ? ㅋㅋ

 

주섬 주섬 다 먹은 빈 그릇들을 챙긴 후 계수대에 서서 설겆이를 한다. 하기 싫고 귀찮은 일임에는 분명하지만 요즘처럼 쩌 죽을 만큼 더운 날씨엔 소규모의 물놀이라고 생각하기로 한 이상 시원함과 동시에 가족의 일원으로서의 소임을 시행한다는 작은 생색 차원에선 그리 죽을 맛일것 까지는 아니다.

 

약 삼십여분에 걸친 작업을 마친 후, 그런데 왜 이렇게 설겆이 거리가 많은 것일까? 어제도 그제도 말끔히 씻어 놓았건만..., 젖어서 약각 퉁퉁 불은 손을 닦고는 잊지 않고 커피 한잔을 타서는 내 방으로 돌아왔다.

 

이제 내 자유시간이다. 10시 반

지금부터 잠들때 까지는 내 시간이다.

인터넷도 하고, 다운받았던 mp3 파일도 제대로 됐나 확인도 해보고, 블로그 점검도 빼놓지 않고, 네이버 돌다가 혼자서 히죽거리기도 하고...이러다 보면 어느새 사방이 고요해지고 반경 수미터 안에 깨어있는 건 나하고 날아다니는 이름모를 벌레들 몇마리...

 

지금? 11시 55분

 

잠깐이지만 나에게 있어서 2~3시간 남짓한 이 평온한 시간은 말할 수 없이 소중하다. 이 시간이 되어서야 난 오늘 있었던, 기억 나는 일들을 떠올리고는 혼자서 웃기도, 슬퍼하기도, 또 욕하기도 한다. 또 몇시간 후면 다가올 또 다른 내일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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