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 인터넷전화가 몰려온다

'070' 인터넷전화가 몰려온다

9월말이후 070 경쟁사 30개 넘을듯…유선전화 가격파괴 주도

윤미경 기자| 09/06 16:42 | 조회 5348

070 인터넷전화(VoIP)업체가 9월말 이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여, 앞으로 유선전화 시장의 가격경쟁을 더욱 부채질할 전망이다. 6일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현재 070 착신번호를 부여받아 기간통신사업자로 허가받은 8개 업체외에 한국케이블텔레콤(KCT)과 30개가 넘는 별정통신업체들이 9월이후 070 시장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터넷전화에 필요한 교환설비를 갖춘 별정통신1호 사업자수는 7곳. 이 가운데 망연동 등 인터넷전화서비스에 필요한 제반설비를 갖추고 서비스하고 있는 곳은 4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업체들은 설비를 갖추는 대로 이 시장에 본격 뛰어들 것으로 보여, 070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교환설비를 갖추지 않아도 되는 별정통신2호 사업자 가운데 '030'이나 '050' 등의 착신번호로 인터넷전화서비스를 해왔던 30여개 업체들도 9월말 이후 한꺼번에 이 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 별정2호 업체들은 9월말까지 030이나 050같은 착신번호를 모두 070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사업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업체들이 한꺼번에 '070' 시장에 뛰어들었을 경우, 시내와 시외 등 유선전화 시장의 가격파괴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미 시내전화 요금은 3분 39원대가 무너진 상태다. 최근 데이콤이 3분에 38원인 인터넷전화서비스를 시작하는가 하면, 이용기간을 미리 약정하면 요금을 깎아주는 '약정요금 할인제'도 시작하면서 가격 마지노선을 붕괴시켰다. KT도 이에 뒤질세라 정액형 유선전화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맞불작전을 펴고 있다. KT의 정액형 유선전화 요금제는 6개월 평균 통화료에 월 500원을 더 내면 평균 통화료의 2배, 1000원을 더 내면 평균통화료의 3배까지 통화할 수 있는 요금제다. 사실상의 요금인하인 셈이다. 이 요금제의 평균요금이 3분당 39원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데이콤이나 하나로텔레콤같은 후발업체들은 92%가 넘는 KT의 시내전화 시장을 '공격'하기 위한 전략에서 파격적인 요금상품을 내놨지만, KT는 '수성' 차원에서 어쩔 수 없이 제살을 깎아내고 있는 형편이다. 기간통신업체간에도 이처럼 유선전화 요금을 놓고 경쟁이 치열한 판국에, 별정 인터넷전화업체들까지 가세하게 된다면 유선전화 요금의 기준은 사실상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봐야 한다. 물론 인터넷전화 업체들이 상호접속료나 설비투자 등에 발목이 묶여 요금경쟁 대열에 합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일단 요금경쟁이 불붙게 되면 출혈을 감수하며 뒤따를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전화 시장의 경쟁이 활성화되면 일반유선전화(PSTN) 시장은 급격히 퇴조할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이 시장의 92%를 차지하고 있는 KT는 한편으로 PSTN 시장을 지켜내면서 다른 한편으로 인터넷전화 시장을 빠르게 흡수해나가는 이중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데이콤은 KT의 바로 이같은 약점을 노리고 PSTN과 인터넷전화 양쪽으로 KT를 공격하고 있다. 내년에 통신서비스의 결합상품 판매까지 허용된다면 '인터넷전화(VoIP)와 방송, 초고속인터넷'의 묶음상품이 속속 출현하면서 인터넷전화 시장을 급속도로 확장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를 놓고 전문가들은 "인터넷전화 시장이 커지면서 시내전화 등 유선전화 가격경쟁은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될 것"이라며 "특히 KT처럼 PSTN 비중이 높은 유선업체들은 대응전략을 마련하지 않으면 생존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선전화 요금비교 (단위:원, VAT별도)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